AI 결과물, 투자 심사 테이블에서 폭탄이 된다
출처 채널: 테크벙커 Tech Bunker
AI로 만든 이미지 하나, AI가 생성한 마케팅 카피 하나.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비용을 아끼고 속도를 높이는 영리한 선택이다. 그런데 그 결과물이 투자 심사 과정에서 딜브레이커가 된다면? 실제로 법률 자문 현장에서 그런 의뢰가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투자 직전, 모든 게 무산되는 그 순간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생성형 AI 저작권 리스크다.
문제는 법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국내외 어디서도 "이렇게 하면 완전히 안전하다"는 확정적 규정은 없다. 그 모호함 속에서 소송은 이미 시작됐고, 판례는 쌓이고 있고, 스타트업만 뒤늦게 그 충격파를 맞는다.
워터마크가 증거가 된 소송
Getty Images가 Stability AI를 상대로 소송을 건 사건은 이 구조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Stable Diffusion이 생성한 이미지에서 Getty Images의 워터마크가 그대로 출력됐다. 학습 데이터에 Getty의 저작물이 무단으로 포함됐다는 정황이 결과물 자체에서 드러난 것이다. 아직 최종 판결은 나지 않았지만, 이 사건이 던진 메시지는 명확하다. 과거에 학습했다고 해서 책임이 면제되지는 않는다.
뉴욕 타임즈와 OpenAI의 소송도 비슷한 구도다. NYT는 단순히 "우리 기사를 무단으로 학습했다"는 주장에 그치지 않았다. OpenAI 모델이 생성하는 결과물이 원본 기사의 경제적 가치를 훼손한다는 논리를 폈다. 학습 자체보다 그 학습이 만들어낸 결과물의 파급 효과를 문제 삼은 것이다. 결론은 아직이지만, 빅테크들은 이미 언론사에 데이터 사용료를 지불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자정 작용인지, 방어 포석인지는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AI는 저작권자가 될 수 없다
AI가 만든 결과물의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는가. 원작자인가, 플랫폼인가, 프롬프트를 입력한 사용자인가. 한때 이 논쟁은 꽤 진지하게 이어졌다. 미국에서는 AI를 저작권자로 등록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결론은 거절이었다. 이유는 단순하다. 자연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판례가 향하는 방향은 Human Authorship, 즉 사람의 개입 여부다. 프롬프트 한두 줄 입력해서 나온 이미지는 저작권을 주장하기 어렵다. 반면 구도, 색감, 세부 요소를 반복적으로 조정하며 만들어낸 최종 결과물은 사용자의 저작권으로 인정받는 쪽으로 판례가 쌓이고 있다. 자동화를 마케팅 포인트로 삼을수록, 지식재산권에서는 손해를 보는 역설이 생긴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개입의 흔적을 남기는 전략이 중요해진다. 프롬프트 히스토리, 수정 과정, 중간 결과물. 저작권 등록 시 첨부 서류는 아니더라도, 분쟁이 생겼을 때 "내가 만든 창작물"임을 입증할 기록이 결정적인 무기가 된다.
플랫폼도 방조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은 어떤가. 사용자가 저작권을 침해하는 결과물을 만들었을 때, 플랫폼이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면 방조 책임이 붙는다. 유사도 필터링 시스템, 원본 대비 차이를 검증하는 자동화 구조를 갖추지 않으면 나중에 불똥이 튄다. 기술 문제가 아니라 법적 방어 구조의 문제다.
규제 환경을 보면 유럽이 가장 앞서 있다. AI Act, TDM(Text and Data Mining) 옵트아웃 규정 등을 통해 데이터 사용과 AI 출력에 관한 틀을 구체화하고 있다. 미국은 자본과 기술 혁신으로, 중국은 정부 주도 지원으로 대응하는 가운데, 한국은 아직 후발주자로 규정의 공백 속에 있다. 확정되지 않은 판이라는 건 기회이기도 하지만, 준비 없이 맞으면 치명상이 되는 구조이기도 하다.
AI 결과물이 지뢰밭이 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런데 많은 스타트업은 여전히 그 밭을 가볍게 걷고 있다. 이 영상이 말하는 실무 체크리스트가 얼마나 구체적인지, 그리고 당신의 팀은 지금 몇 가지나 갖추고 있는지, 그게 진짜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