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잘 입을수록 옷에 돈을 덜 쓰게 되는 이유
출처 채널: 패셔니스타 패짱이
옷을 잘 입는 사람일수록 옷에 돈을 더 많이 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전제다. 그런데 이 영상은 첫 문장부터 그걸 뒤집는다. "오히려 옷을 많이 입다 보면 옷에 돈을 점점 더 안 쓰게 됩니다." 흥미로운 건 이게 단순한 절약 권고가 아니라는 점이다. 옷의 본질에 대한 꽤 근본적인 재정의에서 출발한다.
비싼 옷은 람보르기니다
영상이 꺼내든 비유가 인상적이다. 람보르기니. 성능도 간지도 압도적이지만, 막상 대한민국 땅에서 제대로 달릴 일이 없다. 지하 주차장도 못 들어간다. 결국 부자들도 전시용으로만 쓴다는 것이다. 그리고 덧붙인다. "옷도 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질 않아요."
너무 멋진 옷은 관상용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결혼식이나 성수 팝업 스토어처럼 힘을 바짝 줘야 하는 특수한 상황에는 윤기 흐르는 비싼 옷이 어깨를 솟게 만든다. 하지만 국밥 투어, 메가커피 아이스아메리카노 테이크아웃, 거제 나들이에 CP 컴퍼니 패딩이나 프라다 코트를 입고 갈 수는 없다. 이 영상의 화자는 본인이 실제로 가장 자주 입는 옷이 7만 원짜리 소패딩이라고 고백한다. 쟁여둔 고가 아이템들은 특수 상황에만 소환된다.
비싼 옷의 가치를 부정하는 게 아니다. 용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삶은 특수 상황이 아니라 일상으로 이루어져 있다."남 눈치 보지 마"라는 조언의 함정
여기서 영상은 두 번째 통념을 건드린다. "남 눈치 보지 말고 입고 싶은 거 입어라." 패션 콘텐츠에서 꽤 자주 들리는 이 조언이다. 그런데 이 영상의 반박이 흥미롭다.
"남 눈치를 안 보면 옷을 입을 이유가 없어집니다."
잠을 잘 때 멋진 옷을 입지 않는다. 그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옷을 차려입는 행위에는 근본적으로 타인의 시선이 개입되어 있다는 것이다. 자기 만족이라고 믿고 산 옷도, 남들이 보기에 멋있지 않다는 걸 깨달으면 자기 만족도도 떨어진다. 자기 만족은 완전한 독립 변수가 아니다.
이건 꽤 불편한 사실이다. "나를 위해 입는다"는 말이 완전히 틀린 건 아니지만, 그 자기 만족감 자체가 타인의 시선과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구조적 지적이기 때문이다. 개인주의적 패션 철학을 표방하는 콘텐츠들이 쉽게 건너뛰는 지점이다.
최고의 옷이 가져야 할 조건
그렇다면 결론은 무엇인가. 영상은 의외로 단순하게 착지한다. 남들이 보기에도 부담스럽지 않고, 내가 입기에도 부담 없이 멋진 옷. 그리고 무엇보다, 자주 입을 수 있는 옷.
옷에 짬이 찬 사람들은 예쁜 옷보다 자주 입을 옷을 고른다고 한다. 어딜 가든 입고 다닐 수 있어야 "사도 뼈가 아프지 않다"는 것이다. 이쁘면서 자주 입을 수 있는 옷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옷을 점점 덜 사게 된다. 그리고 그런 옷을 한 번 찾아두면 오래 입게 된다. 그래서 기본 옷이 신이 되는 것이다.
이 영상이 던지는 질문은 결국 이것이다. 당신의 옷장 안에서, 실제로 자주 꺼내 입는 옷은 몇 벌인가. 그리고 관상용으로 걸려 있는 옷은 몇 벌인가. 그 비율이 당신의 쇼핑 기준을 말해준다.